5.인지 심리학의 방법론
인지 심리학의 연구 방법은 다른 자연과학의 경험과학들과 마찬가지로 실험 위주의 전통적 방법론을 사용하며,
인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새로 형성된 다른 연구 방법들을 추가하여 사용합니다.
인지 심리학 실험의 일반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방음, 조명 통제 등으로 주변 환경 상황이 일정하게 통제된 실험실에서 피험자에게 컴퓨터 등의 기기를 사용하여 언어 자극, 시각 도형 자극, 청각 자극, 정서적 자극, 문제 상황 자극 등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자극 또는 과제에 대한 실험 참가자들의 반응을 반응키, 음성키, 키보드, 또는 시청각 기기 등을 통해 수집하여, 컴퓨터 등에서 정밀 측정치로 바꾸며,
앞의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계 분석하여 실험 가설을 검증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생리학, 물리학, 기계공학 등과 같은 인접 분야의 실험 연구 방법론과 차이가 희미합니다.
그러나 인지 심리학은 기본적 연구 방법의 실시 과정에서 이전의 심리학이나 다른 경험과학의 방법들과는 조금 다른 측면을 강조하여 추가적 기법을 개발했습니다.
첫째는 심리 시간 분석법(mental chronometry)입니다.
반응 시간(reaction time)이라 불리는 이 방법은 자극 상황이 질적으로 달라짐에 따라 인간의 정보 처리 시간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피험자들에게 여러 인지 과제를 제시하고 과제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일어나는 반응 시간을 측정하여 특정 인지적 심리 구조 또는 과정의 특성을 추론합니다.
둘째는 컴퓨터 모의실험 방법입니다.
인지 심리학자들은 이론 검증을 위해 실험실 실험을 사용하며, 세부 인지 과정에 대한 연구자의 이론적 구성이 타당한가를 확인하고자 모의실험 방법을 사용합니다(Matlin, 2007; Reed, 2010).
6.인지과학
지난 20년 동안 인지과학은 학제간 분야로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인지과학은 심리학, 철학, 언어학, 인류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학문으로 구성된 새로운 과학 분야이며,
여러 인접 분야의 공동 연구를 전제로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Gardner, 1985).
또 다른 특징은 마음의 기능 중에서 인지에 주력하며, 인지 문제를 정보 처리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마음과 컴퓨터는 동일한 추상적 원리를 구현하는 체계로서 작용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지막 특징은 인지과학의 계산적 관점입니다. 인지과학에서는 마음을 기초 체계로 보고,
인간의 인지 활동을 기호와 같은 정신 표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인지과학의 목표는 마음의 작용을 설명하는 계산 이론을 밝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7.인지 신경과학(cognitive neuroscience)
인간이 정보를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지에 대한 답을 심리학적 수준 또는
행동적 수준에서 구하는 노력이 인지 심리학적 연구라면, 뇌 생리적 수준에서 답을 구하는 노력은 인지 신경과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지 신경과학은 정신 활동이 뇌에서 어떻게 실행되는지를 알고자 합니다.
인지 신경과학의 특징은 인지 과제를 수행 중인 정상인의 뇌를 최신 과학 기술을 사용하여 관찰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개발된 뇌 영상 촬영술은 뇌 손상 환자나 동물 실험 등에 국한되어 있던 뇌 인지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게 했습니다.
뇌 영상화 기술은 활동 중인 뇌의 사진을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얻게 해 주는데, 참가자가 특정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뇌의 어떤 영역이 활성화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인지 신경과학은 인간 행동의 뇌 기제를 밝히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뇌 영상 촬영술 외에도 뇌파 측정법(EEG, ERP), 뇌의 단층촬영법(CAT), 자기공명영상(MRI),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뇌혈류의 신진대사 측정(PET), 자기 뇌도 측정법(MEG) 및 생화학적 반응 측정법 등이 인지 신경과학에서 주요 측정 및 분석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8.인지 심리학의 미래
인지 심리학은 인접 학문과 상호작용하며 발전하고 있고, 학제적 과학인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에서 중심적 기초 학문의 위치를 확고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 신경과학, 언어학, 철학 등은 물론 인류학, 물리학, 수학, 교육학, 경제학 등과 연결된 인지과학의 발전은 이 학문들에 심리학적 개념 및 이론과 경험적 자료를 대폭 유입시키고 있고, 그 역으로 인지 심리학이 분석 수준에서 다원적 방법을 사용하여 포괄적 설명을 제기하도록 자극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리라 전망합니다.
인지 심리학이 앞으로 빠르게 발전하며 과학계와 실생활에 기여할 부분은 뇌 연구와 관련된 인지신경 심리와 인지 신경과학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심리학은 인지 심리학을 중심으로 하여 인지과학, 신경과학, 기타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수렴적 연결 초점의 기초 과학으로서의 역할 비중이 커질 것입니다.
교육학, 경제학, 컴퓨터 과학, 철학, 신경과학의 그 어느 것이든 심리학 특히 인지과학적 인지 심리학의 최신 개념, 이론, 자료들에 의존하여 자체 학문의 이론적, 개념적 틀을 수정 보완하려는 경향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계속될 것입니다(이정모, 강은주, 김민식, 감기택, 김정오, 2009).
집필 : 김초복(경북대학교 심리학과)
출처-네이버지식백과